Publication of the 'Korean War Abduction Sourcebook 2'

<보도자료1>
사단법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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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War Abductees Family U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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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납북사건사료집 총 1192면 새로 발간…1054면 첫권에 이어 3년만에


○ 이광수(소설가) 한치진(철학자) 구자옥(경기도지사) 등 요인 납북 경위 가족 증언 통해 밝혀
… 대부분 피난 못가 은신중 피랍 …”서울 死守 믿었다”

○ 한글본 없는 휴전회담회의록…민간인 협상 관련 낱낱이 찾아 번역, 원문과 함께 수록…
납북민간인 송환 실패의 유엔측 책임 드러나

○ 휴전회담 불참한 한국 정부의 총체적 무능…당시 신문보도 통해 확인
…50년대말 연좌제 적용 시작

○ 국방부도 민간인 납북자 명부 만들어… 4.19 이후 63년 완성된 최신 명부
…4년 작업해 엄밀도 높을 것으로 평가… 전체 2만명선

○ 납북민간인 문제로 휴전협상 지연 꺼리는 미국 입장(986쪽)
…해제된 1급 비밀 문서… 미 국무부 동북아 담당 부국장이 극동담당 차관보에게 보낸 전문

○ 납북자 총수 12만6325명(일반 납북 3만6472명, 강제 의용군 7만3613명, 비강제의용군 1만6240명)으로 집계한 전쟁중 국무회의 회의록 발굴… 국무총리(서리) 등 총 15인 장관 참석

○ 정부 발간 납북자 명부의 엄밀성 방증 자료… 경기도 양평군 민간인피해조사표 등 발굴

○ 2009년 국회 특별법 상정에 이르기까지 납북민간인 문제 이슈화 주도해온 가족회… 1951년 8월 초대 가족회 공식 결성… 약 10년간 치열한 활동에도 불구 좌절…40년간 활동 중단… 국가기록원 보유 초대 가족회 관련 자료 대거 수록

○ 6.25전쟁 납북민간인 문제 제기 적극적으로 막는 북한… 로동신문 등 원문자료 수록… “용납할 수 없는 반공화국모략소동”(2006년 9월) “대결미치광이들의 불순한 날조품”(2008년 10월) 등

○ 휴전회담시 민간인 관련 협상 분석한 연구 논문 수록… 경북대 허만호 교수 <휴전체제의 전환과 전시 민간인 납북자 문제 연구>…유엔의 협상기법상 3가지 과오 지적



이광수 차녀 이정화씨… “여운형씨 등과 친했지만 자율적인 사상 가진 분…북한에 협조안해 추방당했다” 증언

우리 나라 최초의 근대소설 무정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소설가 이광수씨는 1950년 7월 12일경 납북되기 전부터 여러 차례 북한군으로부터 자수를 종용받은 것으로 차녀 이정화씨(74, 미국 거주)가 증언을 통해 밝혔다. “여운형씨 등과 친한 사이긴 했지만 자율적인 사상을 가진 분인데 대한민국 정부에 협조를 하니 자수를 하라는 뜻”이라며 “서울 수복 직전에 양복 비타민 등을 넣었지만 수복 때는 이미 북으로 끌려가고 없었다”고 말했다. 사망한 연월(年月) 은 아직 분명하지 않으며,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 협조를 하지 않아 산골로 추방당해 살다가 돗자리에 싸여서 묻혔다’는 얘기를 북한에서 들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미국 남가주대 철학박사로서 라디오 방송을 통해 민주주의 해설을 하는 등 철학자 및 저술가로 활발히 활동했던 한치진 박사는 “이승만 대통령이 서울은 안 뺏긴다”고 한 말을 믿고 피난을 가지 않고 있다가 납북을 당한 경우라고 차녀 한영숙씨(62, 미국 거주)가 증언했다. “일제시대때도 자주 잡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해방과 함께 풀려났는데 6.25때 또 끌려갔다”고 말했다.

경성일보 조선일보를 거쳐 연합신문 편집부국장을 지냈던 언론인 안찬수씨는 “국회 프락치 사건에 연루됐다가 월북한 김약수 국회부의장의 유인으로 연행돼 납북됐다”고 부인 김옥명씨(94)와 딸 안병숙씨(73)가 증언했다. “아버지가 7월 5일 납북됐는데 이미 북한 사람들이 해방일보라는 타블로이트판 신문을 내어 아버지가 ‘자수’했다는 기사를 냈다”며 “사실이 아니고 납치가 분명했다”며 상황을 증언했다. “아버지 납북 후 대문에 국유건물접수증이라는 빨간 딱지가 붙고 물건들을 몰수해 갔다”고도 당시의 기억을 전했다.

경기도지사 구자옥씨의 경우는 전쟁 발발 직후 피난을 못 가고 있다가 무장한 정치보위부원에 의해 연행되어 납북된 것으로 외손자 황규필씨(79)가 증언했다. 당시 종로구 누하동 큰딸집에 피신해 있었던 구자옥씨의 납치 장면을 직접 목격한 황씨는 “예닐곱 명 되는 정치보위부 사람들이 권총을 차고 들어와서 외조부를 불러 지프차로 데려갔다”고 증언했다. 구자옥씨의 경우 납북 과정에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며, 그때 충격으로 외조모가 우울증으로 고초를 겪었던 불행한 가족사를 증언했다.

대구대학 초대 학장을 지내는 등 당시 국회 치안 담당 전문위원으로 대한민국 법제 정비에 기여했던 전봉빈씨, 소아과 박사로 당시 의사로서 명성이 높았던 이성봉씨 등도 역시 서울에서 은신중 정치보위부원에 의해 피랍됐다고 가족들이 증언했다.

사료집 1권의 57명에 이어 2권에 수록한 70명의 납북자 가족 증언은 전쟁 당시 납치가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상황뿐 아니라 무차별적으로 자행됐던 강제동원의 경우까지 다양한 납치 경위를 밝혀주고 있다. 남편은 납북, 아내는 피살된 경우 등 역사속에 묻혀가고 있는 6.25전쟁 당시 민간인들이 겪었던 비극적 스토리를 증언하는 구술역사(Oral history)로서 생생한 사료로 평가된다.


휴전회담회의록 납북민간인 관련 번역… 송환 실패 유엔측 책임 커

휴전회담회의록(남북한관계사료집 5, 국사편찬위원회)의 민간인 협상 관련 부분을 낱낱이 찾아 발췌 번역해 원문과 함께 실었다. 휴전회담회의록의 한글본은 국내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북한측 대표 이상조 중장의 발언도 모두 영역돼 있는 휴전회담회의록을 통해 휴전 당시 유엔측과 공산측이 벌였던 민간인 송환에 관련된 비화(秘話)를 이번 사료집에서 밝혔다.
이들 자료를 통해 북한의 조직적 납북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납북민간인 송환 협상이 휴전협정을 지연시키는 장해요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해 ‘납북민간인’ 문제를 적극적으로 의제화하는 것을 포기한 채 협정문에 사인하고 만 유엔측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유엔측 대표로 협상에 참석했던 루트벤 리비 미국 해군 제독은 북한군 중장 이상조와의 논전에서 완패하고 마는데, 주요한 원인으로
▲ “핵공격 위협을 가해 유엔이 북한인민 50만을 납치했다(월남민을 말함)”는 등 10여 차례 ‘납치’를 주장하는 북한측 역공을 당하면서도 ‘납치’ 대신 ‘실향사민, displaced civilian’ 이라는 단어만 고집하여 납북 남한민간인 ‘납치’ 문제를 의제화하지 않은 점,
▲ 포로에 대해서는 중립기구(적십자) 심사를 관철시키면서도 민간인 송환의 중립기구 심사는 관철시키지 못한 점, ▲ ‘정치적 이유’로 납북된 정치범이 2만명 정도 있다고 추산했으면서도 협상장에서는 전혀 주장하지 않은 점(985쪽 참조),
▲ 휴전회담이 “정치회담이 아니라 군사회담이라 민간인 논의 안 된다”는 북한측 주장을 논박하지 못한 채 납북민간인들을 희생양 삼아 휴전협정을 조인한 점,
▲ 휴전협상을 통해 외국민간인 55명 송환은 성공하면서 대한민국 민간인 송환은 포기한, 유엔 정신에 반하는 반인도적 차별 등이 휴전회담회의록을 통해 생생하게 확인돼 북한의 책임뿐 아니라 유엔 역시 민간인 송환 실패에 큰 책임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휴전회담 초기(제10차 1951. 12. 23 / 528쪽 참고)부터 포로문제를 협상하는 회담에서 먼저 외국민간인을 석방하겠다는 발언을 해 협상칩으로 활용, 회담 내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남한민간인 송환을 거부하는 그들의 뜻을 관철해낸 것을 알 수 있다.
6.25전쟁 납북문제 해결 실마리될 중요 자료 대거 수록
사료집 2권은 그밖에도 6.25전쟁 납북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중요자료들을 대거 수록했다. 150쪽에 걸쳐 수록한 당시의 주요 신문 보도는 변죽만 울릴 뿐 실질적으로는 납북민간인 문제 해결에 적절한 역할을 못한 한국 정부, 국회 등 총체적 무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당시의 신문 사설들은 이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논파하고 있고 사회적 관심을 크게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데는 실패하고 만 것을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료집 완성에 임박해 제 1권이 발굴된 국방부의 ‘실향사민(납북자) 명부’는 4.19 이후 1963년 완성된 현재까지 최신 명부로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제 2권까지 약 2만명의 납북자 인적 사항이 기재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쟁 피해자로서 민간인의 존재를 규명하고 송환을 위한 준비 자료로서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한 이 명부는 국방부 차원에서 마련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명부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납북민간인 문제로 휴전협상 지연을 꺼리는 미국 입장을 드러낸 해제된 일급비밀 문서(986쪽)는 미 국무부 동북아 담당 부국장이 극동담당 차관보에게 보내는 전문으로서 정치적 이유로 인도적 문제를 도외시한 당시 미국측 입장을 보여주고 있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보인다. 앞서 당시 주한 미 무초 대사가 국무부에 보낸 전문에서 “당시 김성수 부통령이 2만 명의 납북된 한국인들 중 매우 필요한 지도자들이 있어서 이들의 송환이 휴전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져야 함을 강조한 전갈을 보내왔다”고 본국에 보고하는 등 이 문제의 중대성에 대해 미리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자국의 현실 정치 논리를 우선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국무총리 서리 등 15인의 장관이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납북자 총수 12만6325명(일반 납북 3만6472명, 강제 의용군 7만3613명, 비강제의용군 1만6240명)이 보고된 중요한 문서가 또한 수록됐다. 이 통계자료가 원자료로 인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명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당시 주한 미국 대사가 같은 날 유엔군전방사령부에 동일한 보고를 보냈다. 납북, 강제 의용군, 비강제 의용군 등의 개념을 명확히 한 명부의 존재가 향후 발견되면 북한의 전쟁범죄를 규명하는 데 긴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발견된 정부 발간 납북자 명부가 현장조사를 통해 엄밀하게 작성됐음을 방증하는 경기도 양평군 민간인피해조사표 등이 발견돼 수록됐다. 또한 2009년 국회 특별법 상정에 이르기까지 납북민간인 문제 이슈화를 주도해온 가족회 자료가 발견되어 대거 수록되기에 이르렀다. 1951년 8월 공식 결성된 초대 가족회는 약 10년간 치열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좌절된 채 40년간 활동이 중단되었다가 2000년 재결성됐다. 국가기록원이 보유하고 있는 초대 가족회의 보고서 등을 통해 물적 인적 한계 가운데도 가족을 찾기 위한 처절한 노력을 벌였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신경질이 이 문제 중대성 반증

북한은 남쪽 가족들의 이 같은 노력에 대해 최근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용납할 수 없는 반공화국모략소동”(2006년 9월) “대결미치광이들의 불순한 날조품”(2008년 10월) 등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원문을 실어 6.25전쟁에 대해 책임 회피로 일관해 온 북한의 반응을 통해 납북 민간인 문제의 중대성을 실감케 된다.

이 같은 북한의 반응으로 볼 때 완전한 미제 상태인 6.25전쟁 납북자 문제가 장차 6.25전쟁 종전과 전쟁처리에 있어 새로운 관심 사안으로 부각될 것을 짐작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