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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꽃 배지>>>우리 납북자가족은 항상 <물마초 배지>를 달고 다닙시다.
이름: 윤정우
2010-11-12 08:12:12  |  조회: 2529
[만물상] 양귀비꽃 배지오태진 수석논설위원 tjoh@chosun.com
기사 100자평(5) &#65279;
입력 : 2010.11.11 23:00

'줄기차게 비가 내린다. 하늘은 잿빛이고 사방이 진창이다. 미끈대는 수렁 속에서 발이 썩을 것 같다.' 1차대전 때 연합군과 독일군이 참호를 파놓고 대치했던 서부전선 플랑드르에서 영국 병사가 남긴 일기다. 북해 쪽 플랑드르는 늪과 수렁, 진흙뻘 투성이였다. 비가 질기게 오는 데다 점토가 많아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 오물이 무릎까지 차오르고 시체와 쥐와 이가 들끓는 참호에서 수십만 병사들이 죽어 갔다.

▶캐나다 군의관 존 매크리 중령은 1915년 봄 플랑드르에 투입된 지 한 달 만에 아끼는 부하를 잃었다. 그는 전우 무덤가에 흐드러지게 핀 양귀비꽃을 보고 '플랑드르 들판에서(In Flanders Fields)'를 썼다. "플랑드르 들판에 양귀비꽃 흔들리네/ 줄줄이 선 십자가들 사이에/ …/ 우리는 죽은 자들. 얼마 전까지도/ 우리는 살아 있었네/ 새벽을 느꼈고 불타는 석양을 보았네/ 이제 우리 플랑드르 들판에 누워 있네."


▶뉴욕 YMCA에서 전쟁 구호 봉사를 하던 교사 모이나 마이클이 이 시를 읽었다. 그녀는 전쟁에서 스러져 간 모든 이들을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가슴에 붉은 양귀비꽃을 달고 다녔다. 프랑스 여성 게랭은 종이로 만든 양귀비꽃을 팔아 전쟁 고아를 도왔다. 이 운동은 영국과 캐나다로 번져 국민적인 현충일 풍습이 됐다. 영연방국가들이 현충일로 정한 1차대전 종전일 11월 11일은 그래서 '포피(Poppy·양귀비)데이'로 불린다.

▶영국과 캐나다에선 포피데이가 든 11월이면 여왕부터 거리의 시민까지 모두가 양귀비꽃 배지를 사서 달고 다닌다. 캐머런 영국 총리와 하퍼 캐나다 총리도 서울 G20 회의에 오면서 양귀비꽃을 달았다. 캐머런 총리가 앞서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할 땐 중국 측이 배지를 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영국에 무릎 꿇었던 아편전쟁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였다. 영국 언론은 '깡패 같은 짓'이라며 분노했다.

▶지난 7월 대전현충원에 '플랑드르 들판에서' 시비(詩碑)가 섰다.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자는 뜻이었다. 어쩌면 영연방국가들의 전몰장병 추모 문화를 부러워하는 마음도 섞여 있을 것 같다. 온 나라가 한 달 내내 잔잔하면서도 진심 어린 추모 분위기에 휩싸이고, 양귀비꽃을 팔아 모은 돈은 참전용사와 가족을 돕는 데 쓴다. 어제 11일 포피데이, 우리는 어떤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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