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에서 개최된 6.25 전쟁 납북자 포럼

한국전쟁납북사건자료원(원장 이미일)은 30일 건국 60주년을 맞아 국가인권위에서 6.25전쟁시기 납북된 언론인과 종교인들을 집중 조명하는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 언론사를 연구해온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전쟁 중 피살됐거나 납북된 언론관계자가 285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납북 언론인 가운데는 방응모(조선일보 사장), 안재홍(한성일보 사장), 백관수(일제시대 동아일보 사장), 언론인 겸 소설가였던 이광수, 방송인 겸 시인 김 억, 방송인 겸 수필가 김진섭 등이 들어있다.

또한 1948년 선출돼 임기가 끝난 제헌의원 200명 가운데 50명이 납북됐으며 같은 해 총선거에서 당선되어 전쟁이 터지기 1주일 전 6.19일 개원한 제 2대 국회의원 210명 가운데 27명이 납북 또는 피살됐다고 주장했다.

인민군이 점령했던 서울을 비롯한 남한 전역에서 종교인들이 조직적인 탄압에 희생됐으며 상당수가 북한군에 의해 의도적으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성직자들 가운데 176명이 피살됐고, 194명이 북한으로 끌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정 교수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인민군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게 된 원인은 6.25 전쟁에 대해 한국정부가 전혀 파악하지 못 한데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북한당국은 자신들이 구금하고 있었던 조만식 선생과 남한당국이 체포했던 남노당 간부들의 교환협상 등을 제기하면서 북측이 전쟁을 준비한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도록 철저하게 속여왔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이제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북한에 의해서 조직적으로 자행된 불법 납치행위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의견을 모았다.

강철환 기자 nkch@chosun.com

2008-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