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자수하라고 했다”
‘한국전쟁납북사건사료집’ 2편 발간
독립신문 2009.10.08 20:50:06


6.25 당시 납북된 인사들의 인적사항과 납북경위 등 상세한 내용이 담긴 ‘한국전쟁납북사건사료집’ 2편이 새로 발간됐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사장 이미일. 이하 협의회)를 주축으로 구성된 ‘한국전쟁납북사건자료원’(KWARI)은 8일 서울 청량리에 위치한 KWARI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들이 발간한 이 사료집을 공개했다. 총 1192면의 사료집에는 춘원 이광수 등 납북자들의 납북경위 및 가족들의 증언 등 관련자료들이 수록돼 있다.


여기에 따르면 춘원의 차녀 이정화 씨는 부친의 납북경위와 관련, “납북되기 전부터 여러 차례 북한군으로부터 자수를 종용받았다”며 “여운형씨 등과 친한 사이긴 했지만 자율적인 사상을 가진 분인데 대한민국 정부에 협조를 하니 자수를 하라는 뜻”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전 편의 사료집 57명에 이어, 2편에 수록된 70명의 납북자 가족들은 저마다 전쟁 당시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진 납치상황과 무차별적으로 자행된 강제동원의 경우까지 다양한 납치경위를 전하고 있다.


이번 사료집에는 이밖에도 당시 국무회의 회의록 등 정부 행정문서, 언론보도, 납북사건 관련 해외자료 등이 담겨 있다. 납북민간인 문제로 휴전협상 지연을 꺼리는 미국 입장을 드러낸 총 986쪽 분량의 문서(일급비밀 문서로 분류됐다가 현재는 해제된 상태임) 등 민감한 내용들도 상당수 있다.


KWARI 측은 “6.25전쟁 납북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중요자료들을 대거 수록했다”며 “전쟁 피해자로서 민간인의 존재를 규명하고 송환을 위한 준비 자료”라고 밝혔다.

이미일 이사장

특히 “북한은 납북 가족들의 이같은 노력에 대해 최근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며 “6.25전쟁에 대해 책임 회피로 일관해 온 북한의 반응을 통해 납북 민간인 문제의 중대성을 실감케 된다”고 강조했다(* 사료집에는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 원문 등 이 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반응들도 열거돼 있다).


이들은 “이같은 북한의 반응으로 볼 때 완전한 미제 상태인 6.25전쟁 납북자 문제가 장차 6.25전쟁 종전과 전쟁처리에 있어 새로운 관심사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취재: 김봉철 기자(bck07@hanmail.net)

정리: 김남균 기자(doongku@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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