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60주년 대한辯協 토론회
6·25전쟁과 한반도의 인권문제에 대한 토론에서 발표자들은 6·25전쟁 납북자 실태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들을 위한 대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1952년 10월 우리 정부가 최초로 전국 규모로 작성한 '6·25사변피납치자명부'에 따르면 북한에 납치된 한국 민간인은 8만2959명에 이른다.

허만호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납북자와 한국군 포로들은 최소한의 인권조차도 누리지 못한 20세기의 마지막 노예들"이라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지난 10년간 한국은 북한에 수조원의 자금 지원을 했는데, 이를 납북자 등의 북한 인권문제를 해결하는 지렛대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는 향후 대북 지원에서 본사안을 적극적으로 연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원 변호사는 납북 유형을 ▲어부 납북 ▲국내 납북 ▲국외 납북 ▲민간 항공기 납치 억류 등으로 구분하고, 대한변협이 2008년 실시한 귀환 납북자 심층 면접 결과를 인용해 "북한 내 납북자들의 생활은 최하층 수준이고, 자녀들까지 대학 진학과 군 입대, 결혼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면서 "이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자유 의사에 따른 납북자 송환 등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은 납북자문제 해결을 위한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의 납북 전담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이 이사장은 "일본은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에 전담 부서를 두고 수십명의 담당 공무원이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통일부 소속 담당자 1명만이 있을 뿐"이라며 "전담 기구를 만들기 어렵다면 통일부에 납북자과(課)를 신설하고 담당 공무원을 3명 이상 배정해 국가의 책무를 이행해달라"고 말했다./김상민 기자 mom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