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 한국전쟁 국군포로, 실종자 및 납북자 송환 결의안 채택을 계기로 이 문제를 다루는 유엔 인권위 산하 조사위 구성이 추진된다.

민주당 찰스 랭글 의원의 결의안 발의과정에서 역할을 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13일(현지시간) 결의안의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미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회 결의안은 유엔 인권위 조사위 구성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결의안은 북한에 대한 촉구 사항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 행정부에 대한 요구도 담겨 있다"며 "한·미 양쪽 정부가 유엔 인권위 조사위 설치를 위해 움직이도록 촉구할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주 캐나다 의회가 채택한 북한에 억류중인 신숙자씨 모녀 송환 결의안과 북한 정치범 수용소 폐쇄 결의안도 캐나다 정부가 유엔 개입을 요청하도록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미국은 물론 캐나다 정부까지 연대해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박 의원은 "캐나다 의회의 결의안은 캐나다 정부가 우방과 함께 유엔 사무총장에게 납북자 등 문제를 유엔이 직접 다루도록 촉구할 의무를 규정했다"며 "캐나다가 영연방 국가들에도 영향력이 있어 국제사회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궁극적으로는 전시 납북자 문제 등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것이 목표이며, 김정일 위원장을 제노사이드(대량학살) 혐의로 제소할 수 있는 근거로 만들기 위해 이 작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북한은 ICC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이기 때문에 제노사이드 혐의로 김정일 위원장을 ICC에 제소하기 위해서는 유엔을 통해서 해야 하며, 유엔 조사위를 구성하는 것이 이를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박 의원은 지난 7월21일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랭글 의원을 만나 납북자 및 한국전 실종자 상황을 설명했고 이를 계기로 랭글 의원은 27일 이 결의안을 발의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