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자·납북자 즉각 석방 촉구… 한·미·일 정상, 공동성명 첫 채택
입력 : 2022-11-16 19:00:00 수정 : 2022-11-16 18:29:00
‘프놈펜 성명’서 3국 공조 선언
‘납치자’로 표현 전후 납북자 모두 포함
北에 억류된 한국인 6명도 구체적 명시
인권·민주주의 고리로 대북 압박 전략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중 채택된 한·미·일 3국 정상의 ‘프놈펜 공동성명’에 북한 내 한국인 억류자와 납북자 문제가 언급된 건, 정부가 이들의 송환을 대북정책의 우선순위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에 집중했던 문재인정부와 달리 북한인권, 남북 간 인도적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프놈펜=연합뉴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3국 정상회담을 가진 후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채택했다.
3국 정상은 성명에서 “안보 영역 및 그 외 영역에서도 더욱 긴밀한 3국 연대를 공고히 해나가기로 했다”며 “3국 정상은 납치자 문제(abductions issue)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선언했다. 3국
정상은 이어 “기시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민(the ROK citizens detained in the DPRK)이 즉각 석방되어야 한다는 데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명시했다.
한·미·일 3국
정상회담뿐 아니라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북한 내 한국인 억류자, 납북자 문제가 논의되고,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발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로 거론되는 ‘납치자 문제’는 주로 ‘일본인 납북자 문제’로 통용돼왔다.
그동안 일본이 북한과 관련된 각종 정상회의와 국제회의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최우선적으로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프놈펜 성명은 ‘납치자 문제’라는
포괄적인 표현으로 6·25전쟁 중 발생한 한국인 전시납북자와 납북 어부, KAL기 납북 피해자 등 전후 납북자를 모두 포함했다. 2013년
이후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면서 이들의 석방 문제도 처음으로 거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프놈펜=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국제사회와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을 고리로 북한을 압박해나가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 상황에선 북한이 얼마나 반인도주의적 행위를 하고
있는지 국제사회에 알려 북한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게 억류자, 납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앞으로 한국이 참여하는 공동선언문에서 이 문제를 계속 이야기할
것이라는 첫 번째 선언이라 매우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남북 간 인도적 문제 중 하나인 국군포로 문제가 언급되지 않은 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은 “정부가 노력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두루뭉술하게 납치자, 억류자라고 칭하지 말고 국군포로, 전시 납북자, 전후 납북자, 억류자 등으로 조목조목 반영해야 북한에 명확한 입장을
전달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에는 현재 한국인 최소 6명이 6∼9년 동안
억류돼 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벌이던 김정욱(59)·김국기(68)·최춘길(63)씨
등 선교사 3명과 고현철(59)씨 등 북한이탈주민(탈북민) 3명이다. <세계일보 9월26일자 1·3면 참조> 정부는 북한에 억류돼 있는 전후납북자를 516명, 유엔은 국군포로를 최소 5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들의 생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가족들이 애를 태우는 상황이다.
김병관·조병욱·김선영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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