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길 고통체험-MBC 6월 26일 아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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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01/06/27 (수) AM 00:12:01     조회 : 56  

납북길 고통체험-MBC 6월 26일 아침뉴스

이미 남북 이산가족들은 세 차례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한국전쟁 당시 납북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직 소식을 접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반 세기동안을 눈물과 한숨 속에 살아온 납북자 가족들은 어제 부모 형제들이 끌려간 납북길을 따라 걸으면서 재회의 꿈을 키웠습니다.

김재용 기잡니다.

이산가족들의 상봉장면을 보며 오히려 가슴아파 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8만 4천명이나 되는 6.25납북자 가족들은 어제 서대문 형무소 자리인 독립문공원에 모여 포승줄에 묶여 북으로 끌려가는 아버지와 남편들의 희미한 발자취를 좇아 가며 재회의 꿈을 다지려 했습니다.
"만일 돌아가셨으면 못 보는 거지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이렇게 온 거여."( 강경열 여 78세)
그때의 그 고통을 조금나마 체험하자고 끼니를 주먹밥으로 대신 했습니다.  
우리 나라 최초의 서사시 [국경의 밤]을 남긴 김동환 시인의 세째 아들 김영식씨는 부친의 호를 딴 문학상을 만들어 영원히 부친을 기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가장 먼저 파인의 문학상을 하나 만들어 추념하고 싶은 생각이지요."

애끓는 그리움에 한걸음에 달려온 임진각.  전쟁 중에 몸이 온전치 못한 딸(이미일 여 52세 6.25사변 납북자 가족 회장)은 북에 계신 아버지보다 반세기동안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어머니의 건강이 더 걱정이 됩니다.
"걸음도 느려지시고 노쇠현상이 갑자기 재작년부터 오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이러시는 분이 아니거든요."
납북자 가족들은 아버지와 형제들을 그리는 풍선 400개를 하늘 높이 날렸습니다. 가족들의 생사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싣고 오색 풍선들은 철책을 넘어 북쪽으로 멀리 날아갔습니다.
MBC뉴스 김재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