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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납북이야기]독립유공자 아버님(이 종식님)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하며-이재호
이름: 관리자
2013-09-24 12:06:10  |  조회: 2900
독립유공자 아버님(이종식 님)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하며

이재호

아버님은 6‧25전쟁 발발첫해인 1950년 9‧28서울수복 8일전인 9‧20춘천자택에서 남으로 피난가시지 않은 할머니 앞에서 북의 보안요원에 의해서 강제 피랍되셨습니다. 그 이후 아버님에 관한 소식은 전혀 들어본 바가 없습니다. 다만 어머니께서 꿈에 몇 번 아버님을 뵈었는데 이미 이세상분이 아니더라는 것이죠.

전쟁 중인 7월 어머니께서는 막냇동생을 유복자로 낳으시고 외가 식구들과 함께 남으로 피난을 가면서 우리형제들(형:8세, 누나:5세, 본인:3세)모두 너무 어려서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야하느라 식구모두 마음고생 몸 고생을 많이 하였지요. 그 당시 3세 이하 아이들이 버려지는 현상이 피난 현장 곳곳에서 많이 눈에 띄었다지요.

어머니께서는 28세에 혼자되시어 저희사남매를 키우시느라 시장에서 노점상과 좌판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힘겹고 고달픈 나날을 보내야만했습니다. 다행히 형제가 모두 성실하고 착하여 옆으로 나가지는 않았으나 대학교육은 가정형편상 장남과 막냇동생에게만 기회가 되어 누님과 저는 스스로 배움의 길을 찾아야했지요 그래서 저는 낮에는 직장에서 밤에는 야간대학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여 대학 졸업 후 좋은 성적으로 은행에 들어가서 3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고 정년퇴직하였지요.

오래전부터 아버님의 생사확인을 위하여 여러 차례 대한적십자에 문의하였으나 그때마다 6‧25전쟁이산가족은 여러 차례 남북적십자회담을 통하여 남북가족상봉이 이루어졌으나 전쟁납북자는 기회조차 오지 않아 가슴을 아파하며 속이 많이 상하던 중 2010초에 우연히 집안어른으로부터 아버님께서 일제 강점기에 항일독립운동을 하시다 형을 선고받고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되시었다는 사실을 접하고 그날부터 광복회, 독립기념관, 통일부, 춘천구치소, 행정자치부 자치행정과, 이산가족협의회 등 다수기관을 방문한 결과 국가보훈처로부터 아버님관련 재판판결문을 입수 독립유공자등록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 당시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에서 제공한 치안국 발간 피납치자 명단이 독립유공자지정에 많은 도움이 되었지요. 이 지면을 통해서 가족협의회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나아가 2011.5월에 6‧25전쟁납북피해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에 아버님의 납북피해자 신고를 하여 지난 4월6일 납북자로 결정 통보받았습니다.

아버님께서는 1937년부터 1940년 일본 경찰에 의해 체포되실 때까지 조선독립을 위하여 동지들을 규합하여 농촌경제의 부흥과 농민의 자급자족지도 등 농민운동, 희생정신의 양성과 조선고유의 문화연구와 국체변혁실행협의를 통한 조선독립의 필요성 역설 등으로 서슬 시퍼런 일제말기에 크나큰 역할을 하시었지요.

이러한 재판기록문을 바탕으로 국가보훈처에 독립유공자 등록을 신청하여 2010년8‧15광복절에 독립유공자로 인정 제가 아버님을 대신하여 대한민국정부로부터 대통령표창을 받았습니다. 지난 2년간 조상님의 은덕으로 70여년 만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고 다시 60여년 만에 납북피해자로 인정받아 훗날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던지 남북통일이 되면 아버님 유해를 모셔다가 국립묘지에 정중히 모시는 일만 남았습니다. 부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얼마 전 집안종중총회에 참석한 후 (증조)할아버지, 할머니산소에 들러 말씀드렸지요. 아버님의 여러 형제분들, 아들 딸 중에서 셋째아들 저에게 아버님의 명예를 완전히 회복시켜드림으로써 자녀, 손자녀들모두에게 크나큰 자부심을 주었고 올해92세로서 지난겨울 대퇴골 경부 골절로 큰 수술을 받고 요양원에서 휠체어에 의지하시며 사시는 어머니를 지난 40년간 모시면서 마지막가시는 길을 맡는 역할을 주셨음에 감사드리고 행복하다고요.

그립고 보고 싶은 아버님!
평생 아버님을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하고 자라면서 본인문제를 스스로 결정하느라 심한 마음고생을 할 때 더구나 요즈음같이 크고 작은 집안문제로 힘들 때면 아버님이 계셨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눈을 감고 조용히 아버님을 불렀고 또 불러 봅니다. 아마도 인정 많고 책임감 강하시고 할아버님, 할머님께 효도하시고 그리고 멋지게 생기셨을 아버님께서 서슬 시퍼런 일제말기에 조선독립을 위하여 당신 몸을 아끼지 않으셨고 6‧25동족상잔의 슬픔과 아픔을 홀로 안으시고 생을 마감하신 큰 뜻은 훗날 통일이 되면 확실히 재평가되리라 굳게 믿고 있사오니 부디 평안히 잠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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