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과 강원도

20세기의 공간, 그 한복판인 1950년 전 국토를 피로 얼룩지게 한 6·25전쟁은 끝내 강원도를 ‘분단의 현장’으로 바꿔 놓았다. 

북한 공산군의 대거 남침으로 시작된 6·25 전쟁은 우리나라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만큼의 피를 뿌렸다.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기념사업회가 밝힌 한국전쟁 희생자는 총 141만8천477명으로 민간인이 99만2천19명, 군인 25만6천499명, 경찰 1만8천519명, UN군 12만2천44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희생자 중 학살 및 사망자만 37만4천160명이고 납치나 행방불명된 자도 38만8천234명에 달했다. 

민족의 대비극을 몰고 온 6·25전쟁으로 인해 강원도내에서만 13만777명의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다. 

1950년 6월 25일부터 10월 2일 춘천이 수복될 때까지 도내 전역은 북한군의 점령하에 놓이면서 설치된 인민위원회에 의해 통치돼 그들의 반동분자(민주인사) 색출과 인민재판으로 수많은 양민들이 학살되거나 납북됐다. 

게다가 강원도는 산간지역이라는 특성때문에 북한군 퇴로가 돼 타시도에서 겪지 않은 북한 패잔병의 침공까지 받았다. 동해안을 기습공격하던 북한군 2만여명이 금강산에 집결했다가 철원 평강 양구 화천을 거쳐 춘천을 재침, 1950년 11월 18일 일대 주민들은 다시 마석으로 피난을 가게 된다. 그래서 도민들은 당시 북한 패잔병의 재침을 ‘마석피난’전쟁으로 기억하고 있다. 

1951년 1·4후퇴로 마석피난 한달 만에 또다시 피난길에 오른 도민들은 그해 3월 1일 원주수복을 시작으로 차츰 귀향하기 시작, 폐허로 변한 고향땅에 돌아올 수 있었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조인으로 155마일 전선에서 일제히 포화가 멎었다. 

38선이 없어진대신 새로운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남북이 대치, 강원도의 분단이 고착화되는 순간이었다. 

강원도는 휴전의 성립으로 38선 분단시 북한 치하에 들어갔던 철원 김화 화천 양구 인제 고성 양양 등 7군 3읍 33면을 수복해 영토를 넓힐 수 있었지만 고성 철원 김화군 등은 절반 이상이 미수복상태였다. 

이로인해 고성군과 간성군이 합치고 철원군과 김화군이 합쳐졌으며 양양, 춘성, 화천군 등의 일부 행정구역이 조정됐다. 

휴전선으로 다시 허리가 잘린 강원도는 20세기의 절반을 국토분단의 비극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보내야만 했다. 

金根成 root@k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