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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일회장님, 감사합니다.
이름: 윤정우
2010-04-13 08:18:31  |  조회: 2449
어제,"전시납북자법 제정 기념 세미나"에서 가족회에서 주신 이회장님의 월간조선 2010년 4월호 인터뷰기사를 읽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조선일보의 아래 "에세이"를 읽고는 연좌제의 고통을 당한 이회장님이나 우리 납북자가족들을 생각하였습니다.......이젠 늦었지만 명예회복을 정식으로 할때입니다.....우리 모두 마음을 합쳐, 명예도 회복하고, 다시는 이런 동족간의 싸움이 없도록 기여합시다.....이회장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ESSAY] 전사통지서 받고 기뻐한 가족 이야기안용수 목사 ·고 안학수 하사 동생
기사 100자평(12)
입력 : 2010.04.12 23:01 / 수정 : 2010.04.12 23:45

▲ 안용수 목사 베트남전에서 납북된 형 안학수… 우리가족은 '월북자 가족' 멍에를 쓰고 고등학생인 나도 말 못할 시련을당했다
43년 만에 정부가 국군포로로 인정… 그리고 보내온 전사통지서
누가 우리 가족의 비극을 책임지겠는가

2009년 12월 1일은 우리 가족에게 43년 동안의 고통이 막을 내린 날이었다. 형님 안학수 하사의 전사통지서를 받은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 통지서를 받던 날, 가장 먼저 부모님 생각이 떠올랐다. 부모님이 살아계셨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아들의 전사통지서를 받고 기뻐한다는 이 기막힌 일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형님은 베트남전에 파병됐다. 2년의 복무 기간을 마치고 귀국하기 일주일 전인 1966년 9월 9일, 마지막 공무 출장을 나갔다가 베트콩들에게 포로가 된 후 비밀 활동 중이던 북한 군사고문단원들에 의해 납북되었다. 1967년 3월 20일 형님이 평양의 대남방송에 나와 그들이 써준 것을 읽게 되자, 국방부와 국정원은 형님을 '탈영자·수배자·월북자'로 규정하였다. 우리 가족은 하루아침에 '월북자 가족' '잠재적 간첩'이 됐다. 사찰·감시·미행·우편 검열·잠복 수사·강제 가택 수사·강제 소환·구금·협박·구타·고문을 당했다. 그렇게 43년이 흘렀다. 이 나라가 과연 내 조국인가를 스스로에게 얼마나 물었는지 모른다.

우리 가족은 각종 자료를 근거로 형님은 자진 월북한 것이 아니라고 수십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늘 상투적인 내용이 담긴 회신만 받았을 뿐이었다. 하늘이 도우셨는지, 2008년 지치고 지친 상태에 있던 중 베트남전에 관해 비밀 해제된 외교부 문서를 입수할 수 있었다. 이 문서를 보는 순간, 나의 머릿속에 한 줄기 빛이 번쩍였다. 국방부가 외교부에 보낸 문서에 형님을 비롯한 베트남전 국군포로에 관한 업무 처리 내용이 기술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부는 언론과 국민에 대해서는 '베트남전 국군포로는 없다'라고 공언했지만, 실제 내부적으로는 베트남전 국군포로에 관해 지속적으로 업무 처리를 했음이 분명하였다. 나는 국정원·기무사·국방부로 정보 공개를 청구하였다. 회신 문서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놀랍게도 정부는 내부적으로는 형님을 월북자가 아니라 포로 및 납북자로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행정 처리는 '탈영자·수배자·월북자'로 했던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형님은 이미 1975년에 북한 탈출을 시도하다 총살당한 상태였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선친은 대구사범학교 재학 시절, 항일운동에 참여했다가 일경에 체포되어 투옥되었고 제적당했다. 해방 후 전국 최연소 교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하지만 형님이 쓴 누명으로 강제 사직당하고 강원도 산골 횡성 교재창에서 임시노무원 생활을 해야 했다. 게다가 아들 4명까지 피해를 보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 심정을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큰형님은 진급이 되지 않았고 수시로 연행당했다. 셋째 형님도 같은 처지였다. 내 동생은 해군사관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했지만 신원 문제로 불합격 처리됐다. 동생은 취직이 됐지만 한계를 느끼고 사직한 다음 나처럼 공권력의 간섭을 덜 받는 종교인이 돼야 했다. 한 집에 '느닷없이' 종교인이 두 명이나 생겼다.

북한의 대남간첩 남파가 1968년부터 1970년 사이에 가장 절정을 이루었다고 들었다. 이 시기는 나의 고교 시절이었다. 나는 3년 내내 여러 차례 구타와 고문에 시달려 장애3급 판정까지 받았다. 병원 치료와 요양으로 결석을 72일이나 했다. 공부를 잘했지만 어느 대학에도 입학할 수가 없었다. 고교생활기록부에 '사상이 좋지 못하다'는 기록까지 있다. 공무원 취직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정보기관을 피하려 이사를 27번이나 했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더 많다. 나는 나중엔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 되었다. 최근 10년간의 진료내역서를 확인해보니, 진료건수가 총 542건, 내원 일수가 총 757일, 진료 일수가 총 880일 이상이 되었다. 진료과목도 9개, 진료받은 병원만 20개나 되었다. 지금도 매주 한 번씩 병원에 가야 한다. 평생을 치료받으며 살아야 한다.

나는 우리 가족을 국가가 만들어낸 불우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헌법이 규정한 '행복추구의 삶'이 아닌, 평생을 '민원해결 추구의 삶' '질병치료 추구의 삶' '정보기관 피하기의 삶'을 살아야 했다.

43년 동안 '베트남전 국군포로는 한 명도 없다'고 말하던 국방부가 '베트남전 국군포로 1호 안학수 하사'라고 인정하였다. 민주화가 되고 정부가 바뀐 덕일 것이다. 사실이 사실대로 바로잡힌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우리 가족의 비극을 이것으로 덮을 수는 없다.

과거 정부 때의 일이라 해도 지금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왜 숨겼는지 알고 싶다. 한 가족의 평생의 비극에 대해 왜 책임지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지 알고 싶다. 왜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지, 왜 정부는 피해를 배상할 생각도 하지 않는지 알고 싶다. 우리 정부가 반역의 누명 속에 고인이 된 내 부모님, 둘째 형님, 그리고 남은 가족에 대해 늦게라도 민주주의와 정의를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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