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이산가족 상봉]
'전향자 있어도 포로는 없다' 억지 주장 뒷받침하려 한 듯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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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1.01 03:01

국군출신 4명 상봉장 내보낸 北

북한은 10월 30일 시작된 이산가족 상봉 때 남한에서 전사자(戰死者)로 처리된 '국군 출신' 4명을 상봉자로 내보냈다. '국군 출신'이 상봉장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00~2009년 17번의 이산가족 상봉에서 7명의 '국군 출신'과 6명의 '국군포로'가 남한 가족과 만났다. '국군포로'는 모두 남한 가족이 먼저 북한에 상봉을 요구했고, '국군 출신'은 모두 북한이 먼저 남한 가족을 찾아달라고 해 만남이 이뤄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국군 출신을 한꺼번에 4명이나 내보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국군 출신으로 북한에서 '잘 살고' 있는 이산가족은 있어도 우리가 송환을 요구하는 '국군포로'는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최근 적십자회담(10월 26~27일) 때도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북한은 북에 생존한 국군 출신을 '전향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국군포로는 한 명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측이 회담에서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꺼내면 북측은 '존재하지 않는 문제'라며 의제로 올리는 것조차 거부한다.

북한 태도가 이처럼 강경하다 보니 국군포로의 송환은커녕 현황 파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국방부는 6·25 국군포로 중 500여명이 북측에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국방부는 지난 1957년 전사자로 일괄 처리했던 국군 중 4명의 생존이 이번에 확인됨에 따라 국군포로 현황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안보부서 당국자는 "북한 협조 없이 탈북자나 귀환 국군포로, 남한 가족 등의 증언만으로 국군포로 생존을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79명의 국군포로가 남한으로 돌아왔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이날 "이번에 생존이 확인된 국군 출신 4명의 지위를 전사자로 계속 남겨둘지 국군포로로 변경할지 등은 상봉 행사가 끝난 뒤 가족 의사에 따라 국방부가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 때 '국군 출신' 북측 이산가족은 남한 언론이 자신을 '국군포로'라고 보도하자 강하게 항의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군 관계자는 "돌아온 국군포로는 전사 처리를 취소하지만 북에 생존해 있다는 사실만 확인된 경우는 보통 전사 기록을 바꾸지 않는다"며 "가족들이 유족연금을 이미 받은 상태라서 (생존으로) 변경해도 실익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국군포로가 돌아오면 법률이 정한 각종 지원금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