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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납북인사 북한생활기 - 죽음의 세월 9회 1962. 4, 7
이름: 관리자
2005-10-05 16:33:49  |  조회: 2115
첨부 : 19620407-3.pdf  
납북인사 북한생활기 - 죽음의 歲月 9

이름 : 관리자 번호 : 26
게시일 : 2001/01/22 (월) AM 11:20:22 (수정 2001/01/26 (금) PM 00:52:02) 조회 : 33

1962년 4월 7일 동아일보에서


죽음의 歲月 ⑨


납북인사 북한생활기


春園 崔奎東 收容所서 被殺
北으로 强送할 때 起動못하자
食事란 주먹밥·날된장


소위 반동저명인사와 함께 납치되어간 春園 李光洙는 8월 10일 平壤에 도착하자 서울大 총장으로 있던 崔奎東과 함께 西平壤 「고노골」민가에 수용되었다.

때국이 새까맣게 낀 여름 한복 위에 배급받아 입은 괴뢰군 작업복은 갈기갈기 찢어졌는데 온 몸에는 이가 득실거리고 식사라곤 주먹밥에 날된장 정도였다.

내무서원들의 납치인사들에 대한 세뇌 공작의 첫 대상은 李光洙였다. 이때 春園은 『나는 본래 민족주의자이므로 공산당이 나를 싫어 할 것이 사실이요. 그런데다 중병에 걸려 극도로 쇠잔한 이 몸이 공산주의 교육을 받은들 무엇에 쓰겠소? 나는 이왕 죽는 몸이니 죽는 순간까지 나를 괴롭히지 말아주시오.』하고 담담히 말하였다.

그러자 내무서원은 『당신은 친일파가 아니었소? 당신이 무슨 민족주의자란 말이요!』하고 호통 쳤다. 春園은 다시 『나는 본시가 나의 조국과 나의 동족을 사랑하는 민족주의자였소. 왜정말기 전시 하에서 왜놈들이 무력으로 강압하므로 협력하는 척 표방했을 뿐 나는 나의 동족을 무고하거나 동족을 해친 행동은 하지 않았소. 그러기에 오늘 나는 나의 쓰라린 과거를 도리켜 또다시 당신들의 무력앞에 굴해서 조국을 팔 생각은 추호도 없소.』하고 침착하게 대답한 다음 음성을 가다듬고 『하여간 나는 아무래도 죽는 몸이니 당신들 마음대로 판단하여 살려두든지 죽이든지 하시오』하고 딱 잘라 말한 후 굳게 입을 다물어버렸다.

사태가 이쯤 되자 그자들은 사상개조를 단념하게 되었고 春園은 더 혹독한 미움과 학대를 사게 되었다.이로부터 약 두달 후 10월 초순, 「고노골」민가에 수용 중이던 납치인사들은 갑자기 西平壤 인민학교로 옮겨졌다.

입구 가까운 하층교실에 수용된 春園은 이때 이미 거의 기거를 자유로이 할 수 없을 만치 중태에 빠져 있었다.
이 교실에는 崔奎東 鄭寅普등이 같이 수용되어 있었는데 鄭寅普도 신병으로 고생하고 있었고 崔奎東은 신장쇠약으로 배가 뚱뚱하게 불러 역시 기거가 부자유스러웠다. 처음 내무서원들은 용변을 하게 될 때는 기거를 못하는 春園 崔奎東등을 업어서 변소까지 데리고 가곤 하였으나 나중엔 귀찮은지 깡통을 교실 안에다 가져다주었다.

냄새는 코를 찌르고 春園은 때때로 자리에 누워 똥오줌을 받아내었다. 이미 죽음을 각오했는지 春園은 옆에 있는 尹琦燮을 붙들고 『尹형 내가 죽거든 무덤이나 만들어주시오. 그리고 언젠가 살아서 당신이 서울로 돌아가게 되거들랑 대한민국에 내 뼈가 어디 묻쳤다는 걸 아르켜주시오. 그럼 내 가족도 알게 될께아니요.』이렇게 말하는 春園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매일 주는 밥이라야 잡곡밥. 春園은 노상 물만 마시고 지냈다.

10월 10일 돌연 수용 중이던 납치인사들은 江界방면으로 다시 이동시키기 시작하였다. 몸이 불편한 鄭寅普도 무거운 다리를 끌고 崔麟과 함께 묵묵히 떠났다. 남은 것은 春園 崔奎東등 기거 못하는 중환자뿐이었다.

이윽고 16일 밤, 찬비는 줄기차게 퍼붓는데 밤이 깊어 내무서원들이 春園, 崔奎東 그외 중환자들이 누워있는 교실로 들어서서는 한마디 말도 없이 총탄을 마구 퍼붓고야 말았다.

그 후 崔奎東은 그의 제자들이 몰래 시체를 꺼내어다 무덤을 만들었으나 휴전 후 그 무덤이 없어져 알 길이 없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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